☎ 손석희 / 진행 :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고시가 내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열렸던 촛불문화제는 일부 참가자의 거리시위로 이어지면서 경찰과의 충돌도 벌어졌는데요. 이틀 동안에 걸쳐서 지금 65명이 연행돼 있는 상태입니다. 아무튼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인데 불법집회 논란과 함께 정치권이 풀지 못한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 시민과 정부가 직접 맞서는 양태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 이런 분석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를 잠시 연결해서 이 문제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겠습니다. 여보세요.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예, 안녕하세요.
☎ 손석희 / 진행 :
안녕하십니까? 지난 토요일이 17번째 촛불문화제였는데요. 그동안에 청계광장을 벗어나지 않았던 그런 상황과는 달리 아무튼 시내중심도로로 시위대가 진출하고 청와대로 가자, 이런 분위기까지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모임의 양상이, 즉 문화제의 양상이 달라진 이유를 뭐라고 보고 계십니까?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말씀하신 대로 17차례에 걸쳐서 촛불시위가 있었고요. 그동안에 정부의 오류가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고요. 계속 요지부동이죠. 그리고 또 의회 내에서 농림부장관 해임결의안이 통과한 것이 실패한 것이 결정적인 게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하다 보니까 국민들이 지금 거리에서 항의를 하는 양상이라고 봐요. 그래서 합리적 커뮤니케이션이 이제 불가능해졌다 라는 데 대한 좌절감과 분노감의 표출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 해임건의안이 부결됐을 때에 다른 언론에서도 그렇게 보도한 바가 있습니다만 이게 조금 잦아들지 않겠느냐, 고비를 넘긴 것이 아니냐,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치권만의 얘기였을까요?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그렇겠죠. 정치권에서 해결하지 못했고 국민들은 당연히 됐어야 한다, 최소한도 이 정도는 됐어야하지 않느냐, 대통령한테 책임 물어서 물러나라고 할 순 없는 상황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누군가 하나 책임을 져야 되는데 그것조차도 안 된데 대한 좌절감들, 분노감들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과잉진압 논란도 있는데요. 진 교수께서는 촛불문화제 현장에도 나가보셨죠?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예. 제가 진보신당 인터넷 생방송을 중계 중이었습니다. 그 현장에서요.
☎ 손석희 / 진행 :
그래서 거기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제가 현장에서 판단할 때는요. 제가 3시 반까지 거기 있었는데 경찰이 철수하고 시민들도 다 돌아가서 한 150명 정도 남아 있던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시민들이 몇 천 명이 있었을 때도 인도로 몰아내는데 충돌했었는데, 그 150명을 왜 진압했는지 저도 돌아와서 인터넷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살수차 동원해서 물 뿌리고 이거 보고 제가 불필요했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아무튼 지금까지 17차례 벌어지는 동안에 이렇게 물리적으로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그것을 반대로 보자면 지금까지는 경찰이 나름대로 평화적으로 시위를 관리해온 것이 아니냐, 그런데 현장에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에 경찰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이런 얘기들이 경찰 쪽에서 나올법한데요.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글쎄요. 근데 제가 볼 때는 이제까지 시위가 문화제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과잉진압을 할 필요는 없었고요. 도로로 나가는 순간에 그렇게 됐는데 그날도 경찰이 많이 자제를 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습니다. 왜냐하면 참여자가 운동단체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고 애기업고 있는 엄마, 그 다음에 휠체어 탄 장애인, 그 다음에 아기랑 같이 나온 아빠들, 이런 사람이니까 힘들어하는 것 같았는데 마지막에 소수가 되니까 그때는 좀 폭력적으로 개입하는 것 같더라고요.
☎ 손석희 / 진행 :
그때는 일반 시민들이 빠져나간 상태라고 판단했을까요?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그렇겠죠. 그 다음에 시민들도 노약자들을 먼저 인도 쪽으로 몰아넣은 상태였고... 진압했던 것 같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이런 얘기도 나오더군요. 그러니까 평범한 시민들이 대부분이었다고는 하는데 이게 횟수를 거듭할수록 특히 지난 주말 사이에 노동단체도 함께하고 이렇게 하면서 시위 자체가 문화제라기보다는 정치시위가 된 게 아니냐, 그래서 경찰이 이렇게 대응했다 라는 얘긴데요.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글쎄요. 제가 현장에서 지켜봤는데 판단이 좀 안 서거든요. 굉장히 많은 분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가슴 움푹 파인 옷을 입은 아리따운 아가씨부터 애기 안은 엄마까지 섞여 있는 거구요. 그 다음에 저도 그날 상황이 9시에 끝날 줄 알고 뒤풀이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제 일이 벌어진 거거든요. 그래서 돌아다니면서 카메라 들고 봤는데 글쎄요. 운동단체는 아니었고요. 왜냐하면 시민들의 절반이 거길 따라갔단 말이죠. 그리고 두 패로 나눠졌는데 한쪽이 광화문 쪽으로 가는 쪽이 소수의 사람들이 있었고요. 대부분에 시민들은 종로 쪽에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뭐랄까요. 좀 몸이 빠른 분들은 광화문 쪽으로 있었고요. 그분들은 극소수였고 대부분의 시민들, 따라온 시민들은 종로 쪽에 갇혀 있었는데 그분들 구성은 촛불집회 일반 구성하고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러니까 어떤 자발적 문화제라든가 시위라도 자발적 시위라면 모르겠는데 예를 들어서 노동단체가 조직화된 상태에서 여기에 개입을 하면 자발적 시민들이 조직화된 어떤 단체로부터 유리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궁극적으로는 조직화된 단체들만 남게 되는 그런 협상, 이걸 지난 수십 년 동안 봐왔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조직화된 어떤 단체라는 것이,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조직화된 단체들의 개입이 없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저는요. 조직적 개입은 없었고요. 그렇다고 이런 현상으로 펼쳐질 것 같지 않았고, 제가 볼 때는 시민들의 자연발생적인 모임이,
☎ 손석희 / 진행 :
그러니까 지금까지는 그렇게 해왔는데,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예, 그게 저절로 지금 자연발생적으로 가두투쟁 비슷한 양상으로 변해가는 것을 제가 현장에서 확인을 했습니다. 그래 가지고 제가 볼 때는 저개발의 정치거든요. 투쟁을 위한 정치가 한동안은 과개발의 정치, 그러니까 놀이로서의 정치로 갔다가 이게 다시 시위문화로 진화를 하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권의 경우에는 통치방식이 3공, 5공식으로 회귀하고 이번에 대응하는 방식도 그냥 가겠다, 이거 아닙니까? 강행하겠다, 이렇게 통치가 퇴행하다 보니까 시위문화도 다시 가두투쟁 비슷하게 클래시컬 해지는 것 같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렇게 보시는 군요. 그런데 실제로 다친 분들이 꽤 많은 것 같은데요.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예, 예.
☎ 손석희 / 진행 :
경찰의 진압방법에도 문제가 있다 라는 이런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어땠습니까? 경찰 주장은 예를 들면 살수차도 땅바닥에만 뿌렸다, 사람한테 직접 뿌리지 않았다 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현장에서 본 사람들은 또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궁금하고요.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글쎄요. 제가 살수하는 모습은 집에 와서,
☎ 손석희 / 진행 :
아, 나중에 보셨기 때문에,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나중에 봤는데 한 분이 살수차를 몸으로 가로막고 있는 그런 모습을 보였거든요. 그 상황에 대해서는 제가 모르겠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다친 사람들이라거나 또 피를 흘렸다고 얘기하기도 하고요.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방패로 찍어 가지고 머리에서 피 흘리는 분은 저도 그때 봤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런가요?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예.
☎ 손석희 / 진행 :
그런 것은 과잉진압이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그렇죠. 과잉진압이죠. 불필요하게 방패로 밀어내는 게 아니라 위에서 머리를 이마를 찍어내는 것을 그 정도는 볼 수가 있었거든요. 제가. 그렇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쇠고기하고 관련된 정부여당의 후속조치가 미흡하다고 보는 것이 이번 시위가 격화된 원인이라면 결국 정치권이 제대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이냐, 이게 좀 우려되는 상황이기도 한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가장 중요한 문제는 헌법의 정신인 것 같습니다. 제가 그날 앉아 있었는데 시민들이 노래를 부르는데 그 가사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이런 노래가 있더라고요. 제가 볼 때 이게 헌법이고 또 이게 국민의 요구고 이게 또한 해법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국민대다수가 원하는 요구를 그걸 무시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는 한에서는 국민저항은 당연한 것이고요. 또한 바람직한 것이라고도 봅니다. 그래도 아마도 보수언론에선 불법, 합법 이렇게 얘기할 겁니다. 나눠서. 그런데 누구들처럼 사익을 위해서 공익을 해치는 그런 불법이 아니라 이번 것은 시민들의 것은 지금 공익을 위해서 자기들이 잡혀가는 이런 불이익을 감수하는 오히려 사익을 희생시키는 그런 불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그저 불법이다, 이렇게 얘기할 게 아니라 시민불복종 내지는 국민저항권을 얘기하는 게 상황에 더 적절한 것 같고요. 또 현재 민주주의를 있게 한 4.19라든지 5.18이라든지... 이것들도 모두 한때는 불법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대한민국 국민에게 지는 것이 대통령이, 이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보는데 지금 대통령이 지려고 하지 않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앞으로 이런 사태가 계속 될 것 같고요. 그게 좀 걱정됩니다. 저도.
☎ 손석희 / 진행 :
문제는 야당이 거리에서의 어떤 요구사항을 수렴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나 능력이 되느냐 하는 문제도 남는데요.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예, 다음 국회에서는 이미 야당이 소수가 되기 때문에 그 다음에 보수정당들을 합하면 거의 개헌선에 도달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이제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가 제대로 의회 내에서 해결되지 못할 것을 암시하는 것이고요. 그러다 보면 국민들 같은 경우에 자기들 뜻이 정치권에 의해서 대변되지 못할 경우에는 그 뜻을 또 다른 데서 펼칠 수밖에 없고 가두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 지금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그리고 대통령한테 부탁드리는 말씀인데요. 대통령은 나는 CEO고 국민들은 사원이다, 나를 믿고 따라줘라, 이런 식의 마인드에서 좀 벗어나서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이게 헌법 제1조 아닙니까? 기초입니다. 여기 이것을 무시당한데 대해서 지금 국민들이 분노하는 거니까 지금 통치하고 있는 것이 운영하고 계신 것이 일개 기업인지 아니면 국가라는 거대한 조직인지 이걸 분명히 하셔서 헌법정신에 맞게끔 국민들이 요구하면 재협상에 나서야 되는 겁니다. 왜 그걸 거부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됩니다.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정부쪽에 또 반론이 있을 수 있겠죠.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진중권 / 중앙대 겸임교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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